공포
밤 학교에 남겨진 애들 본 친구
이전 글 댓글들 봤어, 고마워.
약해진다는 말도 봤는데, 사실 난 실제로 겪었거나 들은 일만 써. 더 무서운 얘길 원해도 내가 만들 수는 없는 거야. 진짜 일들이라는 게 이 글들의 가치니까.
오늘 이야기는 반전도 강하지 않고 결말도 임팩트 약해서 올릴까 말까 고민했어. 그런데 재민이가 귀신을 이렇게까지 느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짧게나마 풀어보기로 했어.
집 앞 중학교는 운동장이 되게 잘 꾸려있어서 동네 사람들이 저녁마다 운동하러 몰려와. 지금이야 밤에 잠가놓지만, 내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밤 9시부터 10시까지는 주민들 개방 시간이었거든.
그날도 밤중에 재민이랑 운동장 정자에 앉아 쉬고 있었어. 재민이가 어두운 학교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갑자기 말을 꺼냤어.
"저 창문들 보이지? 저기 다 있어. 특히 옥상에는 진짜 드글드글해..."
학교 건물 보면서 이런 얘길 하니까 솔직히 소름이 돋았어. 모교라 낮엔 익숙했는데 밤은 진짜 달라 보였어.
그 후로도 한참을 얘기하다가 재민이가 피곤하다면서 내 무릎에 머리를 얹었어.
조용히 밤공기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재민이가 몸을 떨기 시작했어. 뭔가를 중얼거렸고.
''엄마... 아빠... 따뜻해... 따뜻해...'
악몽을 꾸는 것 같아서 얼굴을 자세히 봤더니 눈물이 흘렀어. 내가 흔들어서 깨워줬어.
천천히 눈을 떴다가 앞쪽 공간을 멍하니 응시하기 시작했어.
"뭐 본 거야? 뭘 꿨어?"
재민이가 말하길, 어린아이가 불 속에 있는 꿈을 봤대. 그런데 그 불의 뜨거움이랑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해. 마치 본인이 그 아이인 것처럼.
"그런데 그 아이가 지금 여기 있어."
공간을 계속 쳐다보더니 중얼거렸어.
"검어... 불에 타버렸어... 까만..."
슬프게 보고만 있었어. 내 눈엔 그냥 비어있지만 재민이 눈엔 분명히 뭔가 보이는 거야.
재민이 얘기로는 그 아이가 엄마 아빠 기다리다가 그렇게 된 것 같대. 불쌍하고 호기심 많은 순진한 아이 같다고. 우릴 무섭게 노려보는 게 아니라 신기해하는 표정이라고.
그리고 자기가 죽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했어.
보이지 않지만 그 허공을 바라보며 속으로 기도했어. 좋은 데로 가길.
한참 뒤에 재민이가 머리가 너무 아프대서 학교를 나갔어.
이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거는 귀신이 그냥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거야. 저마다 슬픈 배경을 가진 또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.
이제 재민이 얘기는 진짜 끝!
다음은 드디어 내 실제 체험담 가져올 거야. 남의 얘길 아니고 내가 직접 겪은 거라서 기대해 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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